2023년 3회 정보처리기사 실기 합격률 : 17%
약속대로 합격 소식과 후기를 들고 왔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결과발표가 이뤄졌다.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 당연히 합격.
정확히 60점을 예상했는데, 의외로 UNION 문제가 전원 합격 처리되어 5점이 올라 65점을 받았다.
나는 구조체 답안 ->를 →로 붙여 써서 혹여나 답 인정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답안 인정이 되었고,
만약 안 되었더라도 UNION문제 덕분에 합격이 되었을 상황이긴 했다.
근데 난 합격 문자를 SMS로 받고싶어서 일부러 큐넷에서 수신동의를 해놨었는데 문자가 오지 않았다. 그래서 아침에 결과 확인하기 전에 살좀 떨렸다. 떨어져서 안 오는건가 싶어서..
보안기사 때도 안오고, 처리기사때도 안오고. 분명 수신동의를 항상 해 두는데 왜 안오는거지..?
어쨌든 합격했으니 됐다. 이제 본격적인 후기를 시작하겠다.
전공여부/스펙/사전지식
전공여부
- 4년제 정보보안 전공
- 학점 3.42 ( 1,2학년엔 꼴찌 수준이었고 3,4학년엔 과탑 수준이었다 )
스펙
- 올해 대학교 졸업, 신입 취준중, 경력 없음
- K-Shield Jr 수료 +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인증서
- 정보보안기사, 리눅스마스터 1급, SQLD
사전지식
- 기초적인 해킹 지식 + 워게임 풀이 경험들
- 파이썬 ( 백준 실버2 )
- 정보보안 전공자다 보니 네트워크, 웹, 애플리케이션, CS 지식등 기초지식이 어느정도 있었다.
- "개발" 지식은 전혀 없었다. 정보처리기사 실기를 치른 후 Java를 처음 시작함.
전공이 비슷한 계열이긴 하나, 개발을 제대로 배운적도 없고 공부해본 적도 없기에 나에게 정보처리기사는 모르는 것 투성이였다. 겹치는 것이라곤 CS지식 정도.
그래서 쉬울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공부할 분량이 매우 많았고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느꼈다.
다만 생소하게 느껴졌을 뿐이지, 난이도가 엄청 괴랄하진 않았다. 열심히 공부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준 정도.
준비기간
필기는 매우 쉬웠다. 교재는 구매하지 않았고, 인터넷에 널린 기출문제로 공부했다.
2020년 부터 최근까지 기출문제들을 1회독 하고 시험을 치렀고, 78점으로 합격했다.
기출문제 8회분을 풀었으니 총 800문제를 공부한 셈이다. 1회독 이라고 해서 그냥 쓱쓱 풀고 넘긴 게 아니라, 한문제 한문제 모를 때마다 해설을 보거나 구글링을 해서 이해한 후 넘어갔다.
1,2 과목(개발 관련)은 아예 처음보는 부분이라 꽤 애먹었으나 3,4,5과목(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래밍, 정보보안)은 처음부터 합격점이었다. 프로그래밍 부분은 파이썬을 좀 했던 터라 감으로 푼 느낌이 없잖아 있다. ( C, Java 못한다.. )
기출문제와 완전히 같은 문제들도 꽤 많았고, 굳이 이론서를 사서 공부할 난이도 자체가 아니었다. 전공자든 비전공자든, 그냥 기출 뺑뺑이만 돌리면 합격할 수준이다. 물론 난 기초지식이 있었기 때문에 더 쉬웠지만, 기초지식 없는 사람은 기출문제 2회독 하면 되겠다.
다만, 필기"만" 붙을 생각이면 이렇게 해도 되지만, 실기까지 생각한다면 책을 구매해서 하나하나 착실히 공부하는 것도 추천한다.
실기까지 붙어야 자격증이 나오는 것이지, 필기는 붙어봤자 소용없으니까.
어쨌든, 솔직히 필기를 떨어지면 그건 그냥 본인이 공부를 안 한거다. 아니면 공부방식이 잘못되었거나.
합격률은 매 회차마다 50%가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운전면허 필기가 60%대다.)
이렇게, 나의 필기 준비기간은 2주였고 하루 공부시간은 2시간 정도였다.
자, 이제 중요한 부분인 실기다.
일단, 실기는 교재를 사서 공부했다.
사람들이 시나공, 수제비 둘중 하나를 추천하길래 난 시나공을 선택했다.
이유는 딱히 없다. 그냥 더 끌렸다.
시나공 교재는 아래와 같이 중요도 (A,B,C,D)가 나눠져 있다.
( 밑줄 쳐 놓은건 내 하루 공부분량을 나눠놓았던 것이다. 별 의미 없다. )
중요도의 기준은 "시험에 얼마나 자주 출제되는가?" 이다.
A는 시험에 정말 자주 나오는 것들, D로 갈수록 상대적으로 적게 나오는 것들이다.
그런데 정보처리기사 시험 자체가, 프로그래밍/데이터베이스 문제들이 매우 많은 비중을 이룬다. 약 40%, 또는 그 이상이다. 그러면 20문제중 12문제밖에 안 남는데, C,D의 중요도를 가진 부분은 솔직히 거~의 출제되지 않는다.
그래서 난 생각했다. 시간도 얼마 없는데 출제될 확률도 적은 부분을 빡세게 공부하느니, A에 집중하는 게 낫겠다고.
그래서 난 중요도 A인 부분만 공부했다. A인 부분만 하루에 20p씩 공부했고, A부분을 1회독 한 후 기출문제집으로 넘어가 기출문제를 2회독 했다. 이후 이론서에 있는 예상문제를 전부 풀었다.
나의 실기 준비기간은 딱 3주 정도였는데 왜 이렇게 짧냐 하면, 나는 필기~실기 사이의 텀이 너무 길다고 느껴서( 2달 반 정도였다 ) 마침 일정이 맞기도 하고 중간에 SQLD를 취득했었다. SQLD 시험이 끝나고 남은 기간이 딱 3주였다.
정리하자면,
이론서 중요도A 부분 1회독 : 2주
기출문제 2회독 + 이론서 예상문제 : 1주
이렇게 총 3주를 공부했고, 공부시간은 하루에 짧으면 6시간 ~ 길면 12시간 정도였다.
생각보다 공부할 분량이 너무 많았다. 3주동안 공부하기엔 솔직히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공부시간이 늘어났던 것 같다. 하루에 평균 8시간 이상씩 공부했다.
다른 사람들은 나처럼 하지 말고 필기가 끝나자마자 바로 실기준비를 시작해서, 여유를 갖는걸 추천한다.
그리고 투자한 시간에 비해 적은 회독 수에 의아한 사람이 있을텐데, 난 확실하게 이해가 되지 않으면 절대로 다음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뭘 보더라도 다른 사람에 비해 회독의 속도가 느리다. 반대로 회독당 효율은 좋다.
공부 팁
위에 써놨듯, 실기시험은 프로그래밍+데이터베이스 문제가 40% 이상이다.
중요도가 낮은 부분에 애매하게 시간 할애하지 말고, 일단 프로그래밍과 데이터베이스부터 완벽하게 숙지해라. 이것만 다 맞아도 거의 50점 가까이 챙길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다른거 아무리 잘해도 프로그래밍+데이터베이스 못하면 절대 못 붙는다.
그리고.. 비전공자 분들은 프로그래밍이 잘 이해되지 않으면 직접 입력하고 실행해 보면서 공부하는 걸 추천한다.
C언어 Hello World도 실행해보지 않은 사람이, 정처기 이론서만 보고 프로그래밍 문제를 잘 풀게 되는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모순이다. 풀더라도 이미 나왔던 기출문제나 풀 수 있지, 새로운 유형은 절대 못 푼다.
본인이 시간이 충분하거나 n수생일 경우, 반드시 프로그래밍 + 데이터베이스는 직접 입력해 보면서 한땀한땀 이해하며 공부하는 걸 추천한다. 이게 조금 느릴 순 있어도 학습엔 굉장히 효율적인 방법이며, 성향이 맞다면 재미마저 느껴질 것이다.
그리고, 최소한 기출문제는 전부 "완벽하게 학습하고 가라". 이건 팁이 아니라 그냥 강제사항이다. 이론을 하나부터 열까지 완벽하게 외우는 건 그럴 필요도 없으며, 비효율적이다. 하지만 기출문제 학습이란 건, 정말 시험 합격을 위한 모든 준비방법 중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특히 준비기간이 짧을수록 기출문제에 집중해라. 간혹 앞뒤가 바뀌어서 시간이 별로 없다고 이론만 공부하다가 기출은 공부 못 하고 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배보다 배꼽이 큰 거다.
이론을 왜 공부하는가? 문제를 풀기 위해서다. 문제를 왜 푸는가?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연구자가 아니다. 자격증을 원하는 한 명의 수험생일 뿐.
시험에 합격하고 싶으면, "시험에 합격하기 위한 공부"를 해라. 그 공부란 문제를 푸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고, 그러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기출문제 학습이다.
이론은 거들 뿐이며 문제 풀이에 필요한 정도의 이론만 있으면 된다. 당신이 얼마나 이론을 깊게 알던, 석사던 박사던 그것은 정처기 합격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중요한 건 "시험 문제를 풀 수 있느냐"다.
근데 그렇다고 시간이 남아도는데 기출문제"만" 보는 사람은 없길 바란다.. 중요한건 기출문제의 중요성을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론에만 시간을 쏟느라 기출을 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란 소리다.
아, 그리고 " 수제비 정보처리기사 실기 파이널 실전모의고사" 이 책을 추천한다. 나는 이걸로 공부하진 않았는데.. 이번 시험에 나온 내가 틀렸던 문제 중 상당수가 이 교재에 수록되어 있었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이론서가 아닌 문제집 느낌의 교재다. 본인이 어느정도 이론 공부도 마쳤고 기출문제도 전부 숙지했는데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면, 이 책을 사서 마무리를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나도 이번 시험 떨어졌으면 저 책으로 공부하려고 했다.
마치며
정보처리기사의 합격률이 많이 낮아졌다. 이번 시험의 합격률은 17% 였다. 17%면.. 그 어렵다는 전기기사와 비슷한 난이도다. 물론 정처기는 전공자가 아닌 타과학생도 치를 수 있다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낮은 수치다. 즉, 정처기는 기사 중에서도 어려운 시험이 맞다.
하지만, 어려움에도 충분히 합격할 수 있는 시험이다. 역시 가장 큰 벽은 프로그래밍과 데이터베이스일 것이다. 그러나 이 두개만 잘 학습하면, 나머지 부분은 분량이 좀 많을 뿐이지 이론의 난이도 자체가 크게 높진 않아서 생각외로 할만하다.
게다가 프로그래밍도 크게 어려운 수준의 문제가 나오지 않는다. 그냥 "기초" 수준이다. 매번 정처기 이론서로 겉 핥듯 공부해서 그렇지, 책 하나 사서 맘 먹고 보면 누구나 이해할 만 하다.
물론, 그러기 쉽지 않다는 것 알고 있다. 정처기 공부할 게 산더미인데 언제 C언어 책 사서 한땀한땀 읽고 있는가..
그러므로 본인만의 공부방식을 찾길 바란다. 프로그래밍에 얼마나 투자할 지, 정처기 이론에 얼마나 투자할 지.
다만 확실한 건 정보처리기사는 충분한 시간과 노력이 투자되면, 누구나 붙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의 후기가 정보처리기사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라고, 효율적인 공부를 통해 한번에 합격하길 바라고, 이력서의 자격증 란에 정보처리기사를 기재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충분히 어려운 시험이니, 합격자는 자신감을 가지고 불합격자는 실망하지 말고 다음을 잘 준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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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해킹 입사를 포기하고 개발자로 전향한 후, 6월에 정보처리기사 필기를 바로 신청했다.
그렇게 벌써 5개월이 지나 정보처리기사를 취득했고.. SQLD까지 취득했다. 시간이 너무 빠르다. 꿈처럼 지나갔다.
난 꾸준함을 믿는다. 지금 당장은 내가 하는 일이 아무 의미도 없어 보이더라도, 이것이 쌓이고 쌓이면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 낸다.
지금 당장 결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탑을 쌓는 걸 멈추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물론 모두가 머리로는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 탑은 현실로 볼 수 있는것이 아니기에 직접적으로 와닿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꾸준함을 버리는 실수를 하게 된다.
난 매일매일 공부한다. 그리고 매일매일 공부하기 싫다. 그런데 이것은 정상이다.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시작하면 처음엔 다들 재미있어 한다. 그런데 하루, 이틀이 지나고 한달 두달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처음의 열정은 식어들고, 자연스레 흥미도 줄어든다.
당연한 현상이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계속 갖고 있으면 질린다. 소설가는 책 쓰러 책상에 가는 몇 걸음이 제일 싫고, 가수는 녹음실에 가는 몇 걸음이 제일 싫다.
하지만 이 현상을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 "내 적성이 아닌가?" "왜 난 금방 질리는거지?" "저 사람은 질리지 않나봐" 이런 식으로 말이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계속 하면 누구나 질린다. 그런데, 그냥 하는 것이다.
어떻게 그냥 할 수 있냐고? 자신의 꾸준함이 가져올 결과를 믿기 때문에 참고 하는 것이다. 성취는 달다. 또한, 이것은 성취를 맛본적 있는 사람일수록 뼈저리게 잘 안다.
군대가는 남자들에게 복무일자를 알려주지 않고 데려온다고 생각해 봐라. 1년이 될지 10년이 될지, 영원히 못 나올지 모른다. 결과가 불분명하다. 분명 쿠데타가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군대는 약 2년이라는 정해진 기간이 있기 때문에, 꾹 참고 그 날만 기다리는 것이다.
본인의 꾸준함이 가져올 결과를 믿지 못하면, 절대로 하기 싫은 걸 지속할 수 없다.
그리고 그 믿음은, 무엇이든 단 한 번이라도 성취해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다.
돈은 벌어본 사람이 더 잘 벌고, 공부는 해본 사람이 더 잘 한다. 당연한 세상의 이치다. 그 보상과 성취를 직접 느껴 봐야, 사람은 변하고 몸은 움직인다.
당신의 힘듦은 정상이다. 힘들어 보이지 않는 당신의 경쟁자도 힘들다.
그러나 올바른 방향을 갖고 꾸준히 탑을 쌓는다면 분명한 결과를 만들어 내고, 또한 탑 쌓는 걸 포기한 경쟁자와의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탑은 당신이 마음만 먹는다면 계속 쌓을 수 있다. 몇 개든.
정보처리기사. 자격증.
자격증 한개. 고작 한개. 별거 아니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당신에게 진귀한 성취의 경험을 가져다 주며, 사람을 바뀌게 만든다. "단순한 이력서 한 줄"? 절대 아니다. 모르는 사람이나 그렇게 말한다.
제대로 이해한 사람이라면 이것이 비단 자격증에만 적용되는 얘기가 아니란 걸 알 것이다.
분명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다.
난 그런 사람들에게 "꾸준함"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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